램은 지금 사야 하고, SSD는 용량에 따라 갈리며, 그래픽카드는 5070 Ti 이하만 값이 버티고 있습니다. 4분기 PC용 D램 계약가는 13~18% 추가 상승이 전망돼 기다릴 이유가 없습니다. 반면 1~2TB SSD는 9월 이후 보합이라 급할 이유가 줄었습니다.
램은 4분기 전망이 이미 확정적입니다
10월 PC용 D램 고정거래가는 DDR4 8Gb 기준 27.5달러로 전월보다 5.77% 올랐습니다. 2016년 6월 조사 시작 이후 가장 높은 값이고, 당시 2.9달러의 약 9.5배입니다.
PC 제조사가 쓰는 모듈 계약가는 더 가파릅니다. DDR5 16GB가 275달러(+11.34%), DDR5 8GB가 165달러(+24.06%), DDR4 8GB가 170달러(+14.86%)입니다. 작은 용량일수록 인상률이 높은 게 이번 국면의 특징입니다.
원인은 생산능력 재배분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AI 서버용 설비로 라인을 돌리면서 PC용 공급이 줄었습니다. 트렌드포스는 내년 국내 업체의 PC용 D램 생산량이 전년 대비 20% 이상 줄고, 최대 40% 넘게 감소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4분기 계약가 전망은 13~18% 상승입니다. 3분기 18~23%보다는 둔해지지만 방향은 같습니다. 32GB 이상으로 맞출 계획이라면 협상이 마무리되는 11월 중순 이전에 결제하는 편이 낫습니다.
SSD는 4TB만 뛰었습니다
4분기 낸드 계약가 전망은 15~20% 상승입니다. 다만 상승을 끄는 건 기업용 SSD입니다. AI 추론 인프라 확장으로 올해 eSSD 비트 수요가 전년 대비 8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소비자용은 온도가 다릅니다. PC 업체가 상반기에 확보한 재고로 4분기 출하를 대체하고, 원가를 줄이려 기기당 SSD 용량까지 줄이는 중입니다. 그래서 인상 폭이 제한적입니다.
실측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8월 20일부터 9월 16일까지 4TB SSD 평균 구매단가는 116만8150원에서 153만790원으로 4주 만에 31.0%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1TB·2TB는 ±5% 이내였습니다.
낸드 계약가 흐름도 갈립니다. MLC 128Gb는 30.61달러로 보합을 기록하며 21개월 만에 상승세를 멈췄습니다. 반면 SLC 낸드는 5~10% 올랐습니다. 용도가 다른 제품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국면입니다.

그래픽카드는 5090만 이상합니다
10개국 최저가 조사에서 그래픽카드 가격은 10월 한 달에만 평균 11% 올랐습니다. 8월 15%, 9월 7%에 이어 3개월 누적 35%입니다.
RTX 5090은 미국 최저가가 9,400달러로 MSRP 1,999달러의 4.7배입니다. RTX 5080은 2,200달러(MSRP 999달러), RTX 5060 Ti 16GB는 790달러(MSRP 429달러)입니다.
국내는 온도가 다릅니다. 8월 20일~9월 16일 평균 판매가에서 RTX 5090은 745만4914원에서 858만4762원으로 15.16% 올랐지만, RTX 5080은 3.41% 내렸고 RTX 5070 Ti는 0.17% 빠지는 데 그쳤습니다. RX 9070과 9060 XT는 각각 7.22%, 8.35% 하락했습니다.
AMD는 10월에 이어 11월에도 GPU 다이와 GDDR6 패키지 공급가를 올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GDDR6 가격이 3분기에 8~10% 오른 것이 배경입니다. 공급가 인상은 유통 단계 시차 때문에 소비자가에 바로 반영되지는 않습니다.
수요 쪽도 식고 있습니다. 인텔의 3분기 PC 사업 매출은 9% 줄었고, 4분기 글로벌 PC 출하량은 전년 대비 27% 감소가 전망됩니다. 부품 가격이 오르는 동안 완제품 수요가 빠지는, 견적 짜기 어려운 구간입니다.
완제품 가격표까지 넘어왔습니다
메모리 원가 상승은 부품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Galaxy S26 256GB는 10월 1일부터 14만9600원 올라 140만3600원이 됐고, 울트라 1TB는 282만1500원입니다.
태블릿도 같은 흐름입니다. 10월 7일 국내 출시한 Galaxy 탭 S12 울트라는 189만9700원부터 301만8400원까지입니다. 메모리가 많이 들어가는 제품일수록 상단 가격이 빠르게 벌어집니다.
iPhone 18 Pro는 199만원부터로 전 세대보다 100달러 올랐습니다. 같은 시기 메모리가 두 자릿수로 오른 것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억제된 인상입니다.

협상 테이블에서 벌어지는 일
공급사는 4분기 계약에서 15~20% 인상을 제시했고, 고객사 반발로 실제 거래는 10~15% 구간에 몰렸습니다. 4분기 협상은 대부분 11월에 마무리됩니다. 지금 결제하는 가격이 이번 분기 저점이 될 가능성이 큰 이유입니다.
작년과 비교하면 폭이 더 분명합니다. 지난해 10월 DDR4 8Gb가 7달러였으니 1년 만에 약 4배가 됐습니다. 조립 PC 견적에서 램 항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커졌습니다.
SSD 가격을 끌어올린 건 특정 모델입니다. 삼성 990 PRO 4TB 판매가가 25.8% 오른 것이 4TB 평균을 31%까지 밀어 올렸습니다. 용량별로 나눠 보면 2TB는 5.7% 오르고 WD SN850X 2TB는 12% 내렸습니다.
램 구매 통계도 착시가 섞여 있습니다. DDR5 평균 구매단가가 16.9% 올랐지만, 이는 같은 용량이 오른 게 아니라 32GB 이상 대용량 구매 비중이 23% 늘어난 결과입니다. 동일 용량 기준으로는 8GB 2.7%, 16GB 5.9%입니다.
가격 조정은 국내만의 일이 아닙니다. 같은 날 미국에서도 S26 256GB가 999.99달러, S26 울트라 1TB가 1,999.99달러로 바뀌었고 인도와 일본에서도 인상됐습니다. 출시 7개월 만의 조정이라 초기 구매자와 신규 구매자의 체감이 다릅니다.
조립 견적을 짜는 입장이라면 순서를 정하는 게 좋습니다. 램과 4TB SSD는 이번 달에 끝내고, 그래픽카드는 국내 보합 구간인 5070 Ti 이하에서 고르는 식입니다. 2TB SSD와 완제품 노트북은 연말 프로모션을 지켜볼 여지가 있습니다.
한 줄 정리
램은 지금, 4TB SSD도 지금, 1~2TB SSD는 연말 프로모션을 기다릴 수 있습니다. 그래픽카드는 5090을 피하고 5070 Ti 이하에서 고르는 쪽이 국내 가격 기준으로 합리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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